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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 플로리안 - 아르노셀의 노래들 : - 용기사 드라쿠스 -

  • 2019.10.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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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어가는 콜리네 여관, 플로리안은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여관 손님들의 이목은 모두 그에게 쏠려 있었다.


"오늘밤 해드릴 이야기를 정했습니다!"

"새로 오신 분들도 많은 것 같으니 가장 인기 있고 무난한 기사 영웅담으로 하겠습니다."


기사의 영웅담이라는 이야기에 많은 이들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영웅적인 기사의 노래, 다들 삶에 찌들어 그런 허황된 이야기 하고는 거리가 너무 멀어졌지만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희망을 다시 되찾는 느낌이 들곤 하는 것이었다.

험악한 인상과 체구의 항구 인부의 다부진 얼굴, 그 안의 눈에서도 꿈을 꾸는 소년의 순수한 눈빛을 찾을 수 있었다.

고된 일상을 보내는 민중들에게 이런 이야기는 일상의 탈출구이자 꿈속의 동화였다. 


" '용기사' 드라쿠스 경의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을테지요? 저도 몇번 들려드렸을 겁니다. "

분명 몇번이고 들었을 이야기였지만 청중들은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좋은 술은 언제 다시 마셔도 좋듯이 좋은 이야기는 언제 꺼내도 좋은 법이죠."

플로리안은 기대하는 눈빛의 청중들을 보며 흡족하게 웃으며 이야기 하였다. 


여관의 손님들은 모두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그가 이야기를 시작하자 악사들이 악기 연주를 시작하고 여관의 불이 몇개 꺼져 그를 주목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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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위대한 아르데우스 황제 폐하 시절 연합군이 결성되고 얼마지 않아 위브릴의 기습으로 

연합군이 큰 피해를 입고 제국의 동부와 나우르 북부지역 일부가 점령당하는 치욕을 겪었을 시기,

연합군을 가장 충격에 빠뜨린 것은 바로 위브릴이 이계에서 데려온 거대한 용 '테리칸트' 였답니다. 


이 사악한 용의 노래는 추후 따로 들려 드리겠으나, 그 위용이 아르노셀 곳곳에 퍼져 그 어떤 자도 이 용을 상대하는 전투의 선봉에 서려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땅에 악한 그림자가 드리우는구나

대지는 불타오르고 하늘은 검게 물드니 

이땅에 절망과 혼돈이 가득 하도다 


아-아아 명예로운 자들이여 무엇을 하는가


수많은 기사들의 시체위에 올라선 악을 보고 

비명과 절망으로 이 땅이 가득차지만 

수많은 기사들 중 용감하게 나서는 이 없구나 


아-아아 지금 물러설 곳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모두가 겁을 먹고 나서지 못하던 이 때, 용감하게 들고 일어나 나선 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발라키아 공령의 공작 '마체스 블로스', 

훗날의 용공(Dragon Duke) '드라쿠스'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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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서막이 시작되자 사람들은 열렬하게 환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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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기사들아 일어나라

제국의 아들딸들아 무기를 다시 들어라

황제의 이름으로, 드라쿠스의 이름으로

찬란한 태양 아래 굳세게 일어나라


제국의 영토 중에

싸움에서 물러나 밟을 곳이 어디 있단 말이냐


검은 갑주에 검은 장검을 굳게 쥐고서 하늘 높이 들어올리니

기사들이 다시 일어서는구나.

산이 울리게 소리치며 태양깃발을 집어드니

병사들이 다시 모이는구나


이렇게 군대가 다시 모였지만 그들이 상대하게 될 괴물은 생각보다 강력했습니다.

숱한 이들이 목숨은 잃었죠.


대지가 갈라진다.

하늘이 울린다.

진형은 무너지고

불길은 덮쳐온다


후! 하! 죽음이 덮쳐온다!


기사들이 쓰러진다

병사들이 달아난다

맹세는 잊혀지고

달아나기들 바쁘구나


후! 하! 패배가 드리운다!


군대는 겁에 질려 깃발 조차 버리고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드라쿠스는 오히려 그 모습을 보고 분노하여 

병사들에게 호통을 치며 깃발을 주워 들고 깃발이 달려있던 긴 창을 깃발과 함께 집어 던져 


푹!하고 용의 눈을 맞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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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절정에 달하자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탄성을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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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기치가 용의 눈을 꿰뚫었네

용은 사악한 비명을 지르며 비틀거렸네

고함소리가 땅을 울렸네


"나는 오늘 죽을것이다! 
찬란한 태양 아래서 죽을것이다! 
이 한 목숨 다하더라도 저 사악한 괴물을 죽여 하늘을 열고 태양빛을 받으며 죽겠다!"


영웅이 잿빛 연기에 가려진 하늘을 가르키며 외쳤다네


"나와 함께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할 자는 정녕 없는가?"


기사들이 일어난다.

병사들이 모여든다.

고향땅의 이름으로

아들들과 딸들의 이름으로


오-오 도망칠 곳이 어디있으랴


대지가 굳게 울린다

하늘의 빛이 열린다

나팔소리 울려퍼진다

사자의 심장이 울부짖는다


오-오 명예가 그들의 이름을 부른다


아-아 영웅이 일어난다

굳게 쥔 검은 용의 비늘을 가른다

울리는 나팔소리 적들의 심장을 찌른다


아-아 영웅이 피흘린다

사나운 용의 이빨은 영웅의 팔을 빼앗는다. 

용맹한 영웅의 칼은 용의 심장을 빼앗는다.


아-아--아 승리가 노래한다

사악한 용이 쓰러졌다

적들이 달아난다


드라쿠스여! 제국의 승리를 가져왔구나!

드라쿠스여! 제국의 용기를 되찾아왔구나!

드라쿠스여! 태양빛을 다시 가져왔구나!


드라쿠스! 오 드라쿠스! 영웅이여! 


영원히 노래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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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안이 격앙된 감정으로 마지막 소절을 힘차게 외치고 나자 잠시의 정적이 있은 뒤 박수갈채와 환호성이 빗발쳤다!

"드라쿠스! 드라쿠스!"


플로리안은 두팔을 낮게 벌려 환호를 받아들이며 즐기다 팔을 아래로 내리는 제스쳐로 청중을 잠재웠다.

"드라쿠스는 이날 팔을 잃었지만 제국 최고의 명예는 물론이고 용의 힘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의 핏줄들 중 선택받은 이들은 그처럼 용의 힘을 타고난다고 하죠."

그는 청중이 흥미로워 할만 한 내용을 하나 더 붙였다.


"그 엄중한 이름을 사용할 자격을 현 발라키아 공작께서 얻으셨다고 하더군요."

다른 지역의 소식에 어두웠던 청중들은 놀라움을 숨기지 못하고 웅성거렸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가 우아하게 인사하며 웃음지었고, 몸을 일으키며 아무말 없이 다시 우아한 동작으로 무대 앞 작은 테이블에 놓인 유리병을 가르켰다.


사람들은 몰려들어 그곳에 팁을 넣었다.


팁을 많이 주어야 그가 내일도 이야기를 해주고,
혹시 오늘 들어온 돈이 많으면 내일 이야기에는 여러가지 내용을 덧붙여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두 팁을 내자 그는 헛기침 소리를 내어 길을 트고 유리병을 들고 여관 안쪽으로 사라졌다.

그의 이야기는 끝이났지만 여관손님들의 대화주제는 온통 그의 이야기 뿐이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부분, 어디선가 들은 관련 이야기, 그리고 그가 마지막에 던져주고간 새로운 흥미거리에 관하여. 


내일 아침이면 모두 다시 일을 나가야 하지만 술과 가슴 울리는 영웅이야기는 내일 아침의 피로보다 가치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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