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음, 역시 정령이란건 찾기가 어렵구만... 얼마전에 잡은 바람의 정령 이후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구만..."

'저게... 요새 날뛴다는 벌레술사라는 녀석인가...?'

'쉿, 일단 지켜보도록 하지'

 위브릴 서쪽에 위치한 어느 작은 숲에서 아르노셀 연합의 정령탐색조는  수없이 많은 지렁이와 지네 그리고 거머리들이 움쳐진 인간만한 기둥을 발견했다.

  아무리 봐도 수상한 광경에  정령탐색조는 모습을 숨긴체 그 기둥을 관찰하자, 그것은 쉴새없이 꿈틀거리며 형태를 바꾸더니 이내 음울한 외형의 노인이 되더니 골치가 아프다는듯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혼잣말을 햇다.

 이에 그 노인이 바로 [연합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벌레술사] 임을 깨달은 젊은 탐색조원이 무기를 꺼내들자 그의 선배인 숙련된 탐색조원이 그를 제지했다.

"흐음, 그야말로 사막에서 바늘찾기구만.....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자네들은 어떤가? 수풀 뒤에 숨어있는 두 사람 말일세."

"!! 어, 어떻게!!"

"클클, 내 앞에서 숨을수 있는건 없다.. 라고 설명하면 이해가 되길 바라겟네"

"이왕 들킨김에 묻건데, 브리크리덴에서 벌레가 날뛰는게 네 짓이냐?"

"그렇다네, 디아신스 왕은 자네들이 이렇게 위브릴 영역 안으로 들어오는걸 싫어하거든."

 그렇게 혼잣말을 하던 붉은 로브의 노인, 벌레들의 왕 라피르는 갑작스럽게 뒤를 돌아보며 연합의 탐색조가 숨어잇던 수풀을 가리켰고 더이상 숨어도 소요 없다고 판단한 두 사람은 순순히 수풀에서 나왔다.

 선임 탐색조원은  자신들의 존재가 발각된 김에 라피르에게 벌레들의 광폭화가 그가 꾸민 짓인지 물었고 그 붉은 로브의 노인은 시원하게 긍정하며 '디아신스 위브릴의 명이였다.' 는 사실을 덧붙였다.

"고작 그딴 이유로 사람들을 그렇게나 죽인거냐!!"

"이런 멍청이가!!!"

"끌끌, 정의감에 불타는 멍청이인가... "

"닥쳐!!"

-쩌걱!

 노인의 말이 끝나자마자 '연합원이 위브릴에 들어왔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수도없이 죽여댄거냐'며 젊은 탐색조원은 선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검을 들고 달려나갔다.

 이에 라피르는 혀를 차며 무어라 중얼거렸으나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젊은 탐색조원의 검에 그 말라 비틀어진 몸이 대각선으로 깔끔하게 베어졌다.

"하아, 하아... 됐습니다. 선배, 정령은 찾지 못했지만 벌레 창궐의 원흉은 베었으니-"

"멍청아! 피해라!!"

"예? 무슨 끄아아악!!"

"자네같은 인간은 단명한다네, 힘의 차이라는 걸 모르거든."

 그렇게 반토막이 난 라피르의 시체를 걷어찬 젊은 탐색조원은 자신의 선배에게 이만 돌아갈것을 제안했으나 선배가 다급하게 피하라고 말하자 영문을 모른체 뒤를 돌아보았고, 자신의 뒤에서 어느새 몸을 벌떡 일으킨 인간의 형체를 이룬 수많은 거머리떼가 자신을 향해 쏟아져내리는 것이 보였다.

 이내 수많은 거머리떼에 파묻혀 비명을 지르는 그의 귓가에 분명히 자신이 쓰러뜨린 노인의 조롱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놈... 감히 내 후배에게 무슨짓을..!!"

"아, 기다리게, 자네까지 죽이면 내가 직접 말을 전하러 가야 되잖나, 내가 놓아줄때 얌전히 도망쳐서 분명히 전하게"

"..무슨 말을 전하면 되나."

"'디아신스 위브릴은 너희가 위브릴로 들어오는 것을 허하지 않았다.'라고"

"..알았다.."

"후후, 현명하군, 그러니 그만큼 오래 살아남았겠지... 축하하네 연명에 성공한것을."

 자신의 후배가 거머리들에게 피를 빨려가며 뜯어먹히는 모습에 선배 탐사조원은 그 벌레떼를 향해 횃불을 휘두르며 달려들려했으나 어느새 그의 등뒤에서 갓난아기 만한 기괴한 벌레들이 날아다니고 그 사이에 다시 라피르의 형체가 솟아오르며 경고했다.

 이에 선배 탐사조원은 자신은 그 노인의 상대가 되지않으며 개죽음 당할 뿐임을 깨닫고 라피르의 말에 따라 얌전히 물러났다. 서시히 사라지는 그의 등 뒤로, 라피르는 작게 박수를 치며 그의 생존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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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올린 라피르와 외형이 조금 다른 이유는 분신을 만들때  [노인+붉은 로브] 라는 설정만 지켜지면 대충 만들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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