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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크루티오스의 일상

  • 2019.10.18 03:29
  • 조회수97


 눈 앞의 사제의 소매에서 연한 하늘색 촉수다발이 스물스물 기어나왔다.


 아니 비단 소매뿐만이 아니라 폭풍우치는 바닷속을 보는듯한 검푸른색 로브의 아랫자락에서 굵은 촉수가 기어나오고 심지어는 작게 벌려진 입에서도 파랗게 질린 혀같은 작은 촉수가 튀어나와 뱀처럼 낼름거렸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 징그러운 광경에 놀라 도망치거나 얼어붙을 모습이지만 나는 그런 여유조차 사치인 상황이다.  상대는 그저 기괴한 마술사 나부랭이가 아닌, 내 여동생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이비 사제이니...


"자네는 정말 운이 좋아, 신께서 드물게 배부르실 때에 나를 찾아오다니... 지금 물러간다면 쫓지는 않겠네."
"거절한다. 나는 오늘 너를 죽이고 억울하게 죽은 내 동생의 복수를 할 것이니깐!!"

"아, 자네같은 이들은 언제나 있지, 용기와 만용을 구분하지 못하고 죽으러 달려드는 자들 말이야."


 눈 앞의 역겨운 노인이 무어라 지껄이며 내게 도망칠 것을 요구했으나 그것을 거절하고 놈에게 달려들자, 노인은 안타깝다는 시늉을 하고는 나를 향해 촉수무더기를 쏘아냈다...

...

....

.....

"쯧쯧, 젊은 친구들은 이게 문제야 목숨이 아까운지를 몰라."

"커..허억..."

"젊은 친구, 나는 쾌락살인마가 아니라네, 때문에 신의 뜻이 아닌 살인은 참으로...안타까운 일인게야."

 

 결과부터 말하자면 내 도전은 정말 의미없는 개죽음에 불과했다. 


 재가 촉수를 베어내며 노인에게 달려갔으나 그가 성의없게 쏘아낸 혓바닥에 내 목이 관통당했고 그것에 무언가 독이 있었는지 나는 순식간에 차가운 바닥에 쓰러졌다.


 바람새는 소리를 내며 쓰러진 나에게, 노인은 진심으로 안타깝다는듯 고개를 절래절재 젓고는 내가 떨어뜨린 검을 나에게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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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라는 말 답게 크루티오스는 복수를 위해 찾아오는 사람이 수도없이 많고 그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있답니다.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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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21 07:55
    이 게시물은 [일상]으로 판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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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18 08:39
    (내심 찔린다)...먹고살려면 어쩔수없어
  • 작성자 2019.10.18 07:51
    @긴린 이런 실례했군그래, 허나 명심하게 살육이란 즐거운일이 되어선 안됀다네, 신을 위한 식사를 바치는 행위 외의 살인따위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네
  • 2019.10.18 07:30
    .....난 인간이아닌걸
  • 작성자 2019.10.18 06:12
    @긴린 이미 말했듯, 나는 쾌락살인자가 아닐세,또한  인간이 인간을 죽인다는것은 익숙해져선 안될 일이야....
  • 2019.10.18 03:59
    많 이괴로워?
  • 작성자 2019.10.18 03:58
    @긴린  신을 위한 식사를 준비하는데는 어떠한 거리낌도 없으나... 저렇게 달려드는 젊은 친구들을 죽이는건 좀 괴롭구만..
  • 2019.10.18 03:38
    나도 그런애들이있긴있었지....(골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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