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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옆나라 꼬마와의 면담(1)

  • 2019.10.0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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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 레디우스!”


 “아이고, 이게 누구신가? 캐임드웨이브의 위대한 현자 할모르 나투 필로스님이 아니신가? 교황의 제안을 뻥 걷어차 버린 우리의 대담하신 분이 이런 누추한 푸가토리움에는 웬일이신가?”


 “하하, 그건 미안하다고 사제들한테 자네에게 전해 달라 부탁했었는데, 못 들었는가? 이런, 못 들었다면 푸가토리움에 온 김에 우리 위대한 사제 두 분을 제대로 혼내줘야겠군.”


 “아닐세. 잘 전해 들었네.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자네는 교황의 말을 그렇게..”


 “쉿!”


 “왜 그러는가?”


 “아직 교황의 말(2)를 작성하지 않았다네.”


 “아, 그렇다면 이 이상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되겠군..그럼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볼까?”


 “허허, 아니 시리앙마르는 사제도 그렇고, 교황도 그렇고 본론으로 넘어가는 것이 취미인가?”


 사제들이 내 집에 방문하고 며칠이 지난 뒤 나는 잠시 인사도 하고, 이런저런 면담도 받을 겸 레디우스 교황을 만나러 푸가토리움에 방문했다. 레디우스와는 레디우스가 교황이 되기 이전, 아직 젊은 사제였을 때부터 어느 정도 친분을 쌓아 두었기에...사적으로 편하게 말을 주고받고는 했다.


 “아니. 그래도 내가 명색에 교황인데 방문하는 당일 날 방문하겠다고 전갈을 보내면 어떡하는가? 나도 나름 일정이 빽빽 하네!”


 “어허, 이보게! 캐임드웨이브의 절친한 친구가 온다는데 업무고 뭐고 시간을 내어 만나주는 것이 예의이지! 나이도 어린 친구가 뭐 이리 불만이 많은가?”


 “아무리 자네가 수세기를 살았다고 하지만, 나도 곧 있으면 100세가 다 되어가네! 그나저나 현자라 불리는 자의 언행이 이리 경거망동해서야!”


 “아니, 남 말할 처지인가? 교황이라는 자가 캐임드웨이브의 현자를 이리 대접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백성들에게 근엄한 모습을 보이던 우리 위대하신 교황님은 어디 가셨는가?”


 “어.서.오.시.오.캐.임.드.웨.이.브.의.현.자.필.로.스.여.”


 “....되었네! 자네가 보낸 사제 2명을 보고 배우게! 그들이 얼마나 예의바르고 공손하던지! 푸가토리움의 교황을 맡은 누구와는 다르게 말이네!”


 “이런, 그들의 예절교육도 다 내가 시켰건만! 애초에 나는 업무가 끝난 뒤, 레디우스라는 개인의 신분으로 자네를 만나고 있다지만, 자네는 항상 현자라는 이름을 붙이고 다닌다면서 행동거지가 그게 뭔가?”


 “어허, 나이도 어린 친구가!”


 “아니, 자네는 뭔 얘기를 할 때마다 나이 타령인가?”


 “자네가 내 나이 되어보게. 자랑할게 나이밖에 없네. 아...그전에 자네는 죽겠군?”


 “그 얼굴로 오래 사는 것 보다는 일찍 죽는 것이 났겠군!”


 “아니, 이 친구가?”


 “아, 미안하오. 캐임드웨이브의 아주 못난...아니, 지혜로운 현자, 필로스여”


 “어허, 카필루스를 꺼내 들어야 정신을 차리겠는가?”


 “아, 애초에 푸가토리움의 소유물이니 교황에게 반환해준다는 뜻인가? 역시 현자는 마음도 참 깊군!”


 “이..이..교황이라는 친구가 말이야!”


..이런 이야기로 약 30분간 대화하다 겨우 본론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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