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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아르노셀 대연합 소속으로서의, 새로운 시작

  • 2019.10.04 09:49
  • 조회수96

1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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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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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톤 시내에 시험장을 다시 조성할 때까지, 지금부터 따지자면 나흘이 남았다. 시 남부 시가지에서 단기 숙소는 구했고, 마지막으로 시험 과목들에 대한 복습을 하기로 했다.


"음... 첫날에 보는 게 국가행정학, 국제정치학, 마법학 기초, 아르노셀 이종족 탐구, 아르노셀 공용어고, 둘째날은 수학, 과학, 사회학... 젠장. 언제 봐도 시험이란 건 장벽이란 말이지. 아카데미 시절에도 그랬고, 제국 공무원 임용시험 때도 똑같았지. 승급 시험 때도 마찬가지였고, 이런, 그렇게 따지면 이번 시험이 역대급으로 큰 장벽은 아니구만?"


그렇게 중얼거리며 교재들을 꺼내서 책상에 올려놓던 와중, 방문이 끼익 하고 열렸다.


"어이, 형씨. 안녕하신가? 자네도 이번에 대연합 지원 시험 보러 왔나?"


"실례지만 누구십니까."


나는 모르는 사람이었고, 이 방을 빌리기로 한 사람은 나였는데.


"음? 여기 2인실이잖아? 잘못 들어온 건... 아닌데?"


...몰랐다. 이런 망할.

주인한테 가서 물어봤지만, 그때 미리 알려줬단다. 심지어 꽤 시설도 좋은 곳이라 숙박비가 한두 푼은 아니었기에, 작성한 계약서에도 적혀 있었다. 하긴, 이번 여정이 너무 고되긴 한 것 같았다. 그것도 제대로 보질 않았을 줄이야.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혹시 어디서 온 분이고, 이름은...?"


"아, 나는 나우르 소속 용병일세. 알펜이라고 하지. 이번에 아르노셀 대연합 군사지원부 쪽으로 시험 보네."


"저는 아카드 리테라라고 합니다. 아르노셀 대연합, 이번에 보직결정 시험 보러 왔습니다."


그 말에 알펜은 놀란 듯이 말했다. 


"귀족이시구만. 게다가 보직결정 시험이면, 이미 타국 공무원인 것 아닌가? 어느 나라인지?"


나는 그에 브리크리덴 소속이라고 말했고, 알펜은 뭔가 범생이를 보는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는 군사 부문으로 시험을 보기에, 기초 체력 시험만 보는 나와는 달리 종합 무술과 체술쪽으로, 많이 단련한 사람의 기세가 풍겨나왔다.

어쨌든 그 후 이틀 동안, 그는 근처의 체력단련장에서 내내 연습하다가 해가 저물 때가 되어서야 숙소로 돌아왔고, 나는 그 동안 내내 책상 앞에 앉아서 교재들을 마지막으로 복습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이 밝았다.


"어이, 아카드! 자네도 나름 공부만 했지 않나? 마지막 날은 정리도 하고 쉬기도 할 겸, 같이 시내나 나갔다 오는 거 어떤가?"


알펜은 나에게 나우르에서 30년동안 살아오면서 이곳 페이톤 시만 열댓 번은 와 봤다며, 나를 끌고 나갔다.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닌 듯, 페이톤 시의 명성 있는 유적부터 맛집은 물론이고 심지어 그의 적성과는 전혀 맞지 않아 보이는 커다란 서점의 위치까지 알고 있었다.


"휘유, 공부만큼은 아니더라도, 이렇게 노는 것도 힘은 드네요."


내가 이렇게 살짝 투덜거리자, 그는 호쾌하게 말했다.


"이곳 저곳 다니는 것도 나름 공부라면 공부겠지. 그저 놀기만 하자는 법은 없잖은가?"


"그렇죠, 뭐. 알펜 님도 가끔 현명한 말 할 때도..."


"뭐? 그럼 대체로 멍청하다고? 하하, 설마."


우리 둘도 꽤나 가까워진 듯 서로 농담을 주고 받으며 내일을 준비했고, 서로에게 행운을 빌며 각자의 침대로 갔다.


"어이, 아카드. 내일 시험 잘 보게나."


"네, 알펜도 몸 잘 써야 합니다."


8시간이 지나고, 시험 당일은 결국 찾아왔다.


쉬는 시간 포함 48시간 동안 그 장소 내에서 10과목, 모두 단답형이거나 서술형으로 총 300문제 가량을 푸는 초장기 시험이었기에, 도중에의 컨디션 조절도 아주 중요했다. 이런 형태의 시험에서는 대부분의 응시자들이 짧은 잠조차도 시험장에서 해결했기에, 이제 이틀 동안은 시험실에서 나올 각오를 하지 않아야 했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건물로 들어섰다.


"자, 첫 번째 시험, 국가행정학 시험 시작하겠습니다. 4시간 내에 시험지 내야 하고, 현 시간 오전 7시 기준으로, 오전 11시 정각에 이곳 위에 있는 시험지만 채점 대상입니다. 시작합니다."


그렇게 시험이 시작되었고, 수 시간 동안 시험장에는 펜이 사각거리는 소리만 울려퍼졌다.


그리고... 47시간 48분 후. 마지막 시험인 경제론을 10분 정도 일찍 끝내고, 시험장을 드디어 나오게 되었다. 나의 머릿속엔 아무것도, 단지 숙소에서 자고 싶다는 생각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허억, 허억. 빨리 가서... 자고 싶다."


결국 몇 사람 놀라게 하며 숙소에 도착한 나는 그대로, 안경도 벗지 않고 씻지도 않고, 침대에 엎어졌다.



그리고, 비몽사몽하며 깨고 시계를 보니, 무려 14시간이 지나서, 저녁 9시였다.


'하이고오... 어떻게 알펜 씨는 시험 잘 봤을라나?'


그런 생각을 하며, 몸을 씻고 나와서 앉아 마음을 정리했다. 시험 본 것들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나니 꽤나 잘 쓴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음, 내가 본 건 결과 발표가... 이틀 후라. 기다려야겠네. 애매해서 다른 데 갔다 올 시간도 없고."


그때, 알펜 씨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디 갔다 왔어요? 군사지원부 쪽은 저보다 일찍 끝났을 텐데?"


"군사지원부는 즉석에서 통과 판정을 내리는데 말이지, 시험관들도 놀라게 하면서 멋지게 통과했다고! 그 기념으로 친구들 만나러 가서 한 잔 땡기고 왔지. 자네도 오지 그랬나. 자네 오면 소개하려고 했는데."


"일단 전 딱히 못 마실 뿐더러, 알펜 씨와 제가 친구라고 하면 누가 믿어요. 큭큭큭."


나와 그는 박장대소했고, 그는 나의 통과 여부를 물었다. 나는 다다음 날은 되야 나온다고 말했고, 그는 바로 발령되었다며 먼저 떠나게 되었다.


"어이, 아카드! 나 먼저 떠나는구만. 꼭 합격하라고. 그래야 우리도 다시 만날 수 있지 않겠나."


그렇게 알펜은 먼저 출발했고, 이틀 후 나도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80명의 지원자 중 3등이었고, 높게 나온 성적에 만세를 질렀다가 옆방에서 뭐라 하는 일까지 있었다. 


'아카드 S. 리테라를 아르노셀 대연합 케임드웨이브 총지부로 발령함.'


내게 온 연합의 첫 임무였다. 나, 아카드 S. 리테라의 대연합 소속 생활은 이제부터 제대로 시작하게 되었다.


가자. 케임드웨이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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