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에 대한 검색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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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아리엘르 드 터일’님, 수속 완료되었습니다.” 접수처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길 30분, 젊은 여직원이 다가와 아리엘르에게 증표를 건넸다. “감사합니다.” 아리엘르가 증표를 받아들며 감사를 표했다. 윌리엄이 증표를 흘깃 보더니 물었다. “그건 무슨 증표야?” 아리엘르가 증표를 윌리엄에게 펼쳐 보여주며 대답했다. “이 증표는 ‘종교인 이동 증명서’예요. 한 종교를 대표하는 자들, 즉 사제가 자기 구역에서 벗어나 이동할 때 시리앙마르 정부에 보고하면 주는 증표랍니다.” “종교인은 이동도 자유롭게 못 하는 거야? 너무하네.” 윌리엄의 볼멘소리를 듣던 아리엘르가 미소를 짓더니, 증표의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설명을 시작했다. “이건, 단순히 이동을 허가해주는 증명서가 아니에요. 여기 제일 위에 일신교라고 적혀있죠? 여기 종교란에는 시리앙마르 정부가 공식 인정한 종교만이 기재될 수 있답니다.” “불인정 된 종교들도 있나 보네...” “물론이죠.” 아리엘르가 설명을 이었다. “그리고 이건 제 이름이고요, 그 옆의 서명은 제 서명이에요. 그리고 제일 밑의 저 도장은 국가 수장의 날인이죠. 이 증표가 진짜임을 증명해준답니다.” 윌리엄이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그래서 이 증표는 무슨 효과가 있는 거야?” “이 증표는 제 신분을 증명해줄 뿐 아니라, 시리앙마르의 각종 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답니다.” 윌리엄의 두 눈이 커졌다. “아! 감시 목적이 아니라 특전을 주는 거구나!” “바로 그거예요!” 아리엘르가 손뼉 치며 즐겁게 웃었다. “자, 그럼 이제 무엇을 해야 하지? 이왕 헤고아에 온 거, 뭔가 할만한 것이 있을까?” 아리엘르가 아쉬운 듯 힘없이 말했다. “오랜만에 온 수도이기에 이것저것 즐겨보면 좋을 것 같긴 하지만... 저희는 케임드웨이브로 가야하니까요...” 그 말을 들은 윌리엄이 조용히 지도를 펼쳐 들었다. “여긴 어때?” 윌리엄이 가리킨 곳은 헤고아에서 가까운 산, 자코잔트산이었다. “자코잔트산이군요. 시리앙마르에서 신성한 산 또는 치유의 산이라고 부르는 산이에요. 이름에 걸맞게 약초도 많이 있는 산이랍니다.” “신성한 산이라... 한 번 구경하러 가지 않을래?” 윌리엄이 말을 덧붙였다. “약초 채집할 겸 말이야.” 아리엘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네! 가도록 해요!” 그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 윌리엄은PorziaFabbri작가페이지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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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리엄이 안내받은 건물의 외양은 교회 본건물을 본 따 지은 듯 닮은꼴을 하고 있었다. 일단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닥부터 천장에 이르기까지 순백색의 대리석으로 둘러싸인 넓은 공간이 나타나며, 눈앞 맞은편 벽의 거대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건물의 내부는 10개의 기둥으로 받쳐져 있는데, 각 기둥은 땅에 맞닿는 부분인 ‘기부’와 천장에 맞닿는 부분인 ‘주두’가 금으로 도금되어 있었다. 벽에는 욕탕을 밤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일정 간격으로 횃불대가 걸려 있었다. 또 벽에는 세로로 긴 큰 창문들이 여럿 설치되어 있었는데 아무래도 특수처리를 하여 외부에서는 내부가 보이지 않는 방식인 듯했다. 바닥의 차가운 대리석 타일을 느끼며 걸어 들어가면 목욕을 할 수 있도록 물이 가득 찬 욕탕이 나타난다. 욕탕에 들어가 천장을 바라보면 매우 화려하고 웅장한 그림이 눈에 들어오는데, 아마 일신교와 관련된 그림인 것 같았다. 욕탕의 물은 탕 양 끝의 구멍에서 뿜어져 나왔는데 아무래도 게레치트호의 호숫물을 끌어들여 사용하고 있는 듯했다. 탕에서 사용하고 남은 물은 탕 중앙 바닥의 중앙 구멍을 통해 빠져나갔다. 윌리엄은 마치 고대 왕국의 왕이라도 된 양 우쭐해 하며 탕에 몸을 담갔다. 욕탕의 물은 따뜻하다기보단 기분 좋게 뜨거워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는 데 제격이었다. 윌리엄은 몸이 노곤해지는 것을 느끼며 깊은 생각에 빠져들어 갔다. 우선은 여행을 떠나기 전의 핑귀시아에서의 삶이었다. 당시의 그는 그저 시골의 평범한 남자아이였다. 남들과 마찬가지로 자경단에서 훈련을 받고, 마을에서 일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특이할 것 없는 인생. 그러던 중 언젠가부터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했고, 그 꿈을 무시한 결과, 여동생이 불치의 병에 걸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발단이 되어 기약 없는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윌리엄은 여동생의 근황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여동생은 현재 살아 있는가? 내가 여기로 올 것을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안젤린이 여동생을 낫게 하는 법에 대해 말한 것 보면 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알렉시아는 어떤 삶을 살고 있나? 자경단 승급시험에 합격했을까? 여동생 벨은 잘 보살펴주고 있을까? 자신의 여동생을 억지로 던져두다시피 맡겼던 것을 생각하니 윌리엄은 다시금 알렉시아에 대해 미안함을 느꼈다. 다음은 앤이었다. 가PorziaFabbri작가페이지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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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은 전형적인 중부 브리크리덴 양식의 주택이었다. 뾰족한 검은 지붕과 그와 대비되는 흰색 벽. 사각형의 검은색 창틀들과 벽에 덧대어진 나무들이 마치 하나의 문양처럼 보여 아름다워 보였다. 일단 문을 열고 들어가면 깔끔한 흰 벽이 우리를 감싸 안고, 특징적인 천장의 갈색 나무 기둥들이 단조로움을 억제하며 안정감을 주었다. 실내의 가구 또한 흰색으로, 벽과 조화를 이루며 순수한 황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마치 아르노셀 대륙의 한 종교에서 사후 낙원으로 향하는 순백의 공간을 형상화해 놓은 듯한 인상이었다. 윌리엄이 큰 소리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그러자 안쪽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이 목소리는 내 아들 목소리랑 비슷하구나.” “그건 제가 아들이기 때문이겠죠.” 안쪽에서 한 남성이 걸어 나왔다. 잘 정돈된 갈색 머리가 매력적인 장신의 남성이었다. “윌리엄? 네가 여긴 웬일이냐?” “가끔은 가족끼리 모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 참, 제가 보낸 벨 관련한 편지는 읽어보셨어요?” “벨 일은 정말 안타깝더구나. 바로 핑귀시아로 가고 싶었지만...” “알고 있어요. 공직에 있으셔서 브릭에서 나올 수 없으시잖아요.” 윌리엄의 아버지는 부모의 입장을 잘 이해해주는 아들이 기특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서... 저 굳어 있는 아가씨는 누구시니?” 윌리엄의 아버지가 앤을 보며 물었다. 앤은 몹시 긴장했는지 서 있는 것조차 어색해 보였다. “아, 저 아이는 앤...” 갑자기 윌리엄의 아버지가 몸을 숙여 자신의 얼굴을 윌리엄의 얼굴에 가까이 대고, 조용히 물었다. “설마, 너, 그건 아니겠지?” 윌리엄이 황당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런 거 아니니까 걱정 마세요.” 윌리엄의 아버지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 아비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다고...” 윌리엄이 물었다. “어머니는 어디 계세요?” “네 어머니는 지금 주방에 계실 게다.” 그때, 주방 쪽에서 풍성한 금발의 여성이 걸어 나왔다. “어머, 우리 아들이 왔구나. 이게 얼마 만이지?” 아들의 방문을 반가워하며 짓는 미소가 참 아름답다. “반년 만일 거예요.” 윌리엄이 어머니와 포옹했다. 윌리엄의 어머니는 윌리엄의 뒤쪽에 서 있는 앤을 발견하곤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묵례했다. 앤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 숙여 답인사했다. 앤은 울고 싶었다. 심한 긴장에 굳어 있다 인사를 할 타이밍을 완전히 놓쳐버PorziaFabbri작가페이지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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