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탄자" 에 대한 검색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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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5분만 더 잘게요. 딱... 5분만.... 더.....” 앤이 오늘도 어김없이 칭얼거리고 있다. 윌리엄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방 안을 이리저리 걸으며 현재 상황을 몇 번이고 되뇌고 있었다. 며칠 전, 앤이 앞으로는 윌리엄에게 칭얼거려주겠다고 말했었다. 처음에는 앤도 남에게 칭얼거린 건 처음이어서 그런지 얼굴을 붉히며 민망해하는 것이 귀엽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뒤에 일어났다. 앤은 한번 칭얼거리더니 이젠 그것에 익숙해졌는지 매번 칭얼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그 칭얼거림의 강도도 점점 강해져 갔다. 한 번은 윌리엄이 낮잠을 자는 앤을 깨울 때였다. 윌리엄이 다시 출발하기 위해 앤을 깨우려 하자 그녀는 잠깐 칭얼거리더니 이내 함께 자자며 윌리엄을 잡아당겨 눕히곤 다시 잠들어버린 적도 있었다. 앤의 이런 행동들 때문에 출발이 늦어지는 횟수가 점점 늘어났고, 계획에도 계속 차질이 생기게 되었다. 사실 윌리엄은 여기까지는 별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앤이 나이에 걸맞게 행동하게 된 것 같아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자신과 헤어진 후에 일어날 것이었다. 이대로 칭얼거리는 것이 몸에 배면, 분명 앤은 그녀의 가족에게도 칭얼거리며 늦장을 부리게 될 것이고, 이는 안 그래도 사랑받지 못하는 그녀에게 독이 될 터였다. 그렇기에 윌리엄은 그녀의 행동거지를 다시 전과 같이 돌려놓으려 했으나, 이미 변한 습성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오랜 고민 끝에 윌리엄은 그녀의 환경 자체를 바꾸는 수밖에 없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윌리엄은 그녀의 집에 오게 된 것이다. 앤의 집에 도착한 이래로 윌리엄은 초조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윌리엄은 어쩌다 일이 이렇게 커진 것인가 하고 고뇌했다. 그에 반해, 앤은 오랜만에 집에 왔다며 냅다 침대에 몸을 던져 잠들었다. 윌리엄은 편안하게 자는 앤을 보며 황당함에 고개를 내저었다. 사실 윌리엄을 초조하게 만드는 것은 앤의 가족과 만난다는 그 사실 뿐만이 아니었다. 앤이 사는 집 자체는 서부 브리크리덴 양식의 고풍스러운 중형 석조주택이었다. 그러나 앤의 작은 방은 흔한 양탄자 하나 없이 울퉁불퉁한 돌바닥이었으며, 벽의 벽지는 이미 닳을 대로 닳아 맨 벽이나 마찬가지였다. 누렇게 변색 된 침대는 구석 부분이 뜯어져 내부의 짚이 밖으로 삐져나와 있었다. 그 밖에 불을 켜기 위한 촛대와 같은PorziaFabbri작가페이지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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