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으음... 여기가... 어디지...? [빛이여, 이곳에 나타나라, 라이트!] ...어라 마법이 안써져...?"
"호오, 일어났구나 아이야... 생각보다 일찍 일어난 것에 애도를 표하마."
"에..? 여..여긴 어디에요? 하..할아버지는 누구세요?"
"클클, 글쎄... 내가 누구인지보다는 내가 무엇을 할지가 중요하단다."
위브릴의 수도에 위치한 대륙제일의 마탑인 [바빌루]. 설계도에도 나와있지 않고 그 존재를 아는 이들은 모두 수명이 다해 이제는 마탑의 교수들조차 알지 못하는 비밀스럽고 어두운 방안.
그곳의 차가운 바닥의 냉기에 눈을 뜬 갈색 단발머리의 소녀는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광원마법을 사용했지만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환한 빛이 손바닥위에 떠오르기는커녕 한줄기의 빛조차 나타나지 않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던중 그녀의 귓가에 날벌레가 윙윙거리는 소리와 함께 갈라지는 듯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그 목소리가 자신을 이 방으로 데려왔단 것을 직감한 소녀는 그 노인에게 정체를 밝힐 것을 요구했으나 그 목소리는 소녀의 말을 거절했다.
"대체 무슨.. 아얏!! 뭐..뭐야..?!"
"쯧쯧, 잠들어 있었다면 고통이나마 없었을 것을.... 뭐 그것도 네 운명이니라."
"살려.. 살려주.. 꿰헥..."
"아, 그점은 걱정말거라, 디아신스의 명으로 위브릴 인을 죽이는 것은 금지되어 있으니 말이다... 뭐, 정신은 좀 망가지겠지만 말이다."
노인이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이해가 되지 않던 소녀는 문득 목 뒷덜미가 벌침에 쏘인듯한 따끔함이 느껴지더니 이내 무언가가 자신의 머릿속으로 기어들어오는것이 느껴졌다.
머리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는것에 끔찍한 공포와 고통에 사로잡힌 소녀는 노인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으나 노인은 그런 그녀를 비웃듯이 죽이지는 않을거라 중얼거렸다.
"우욱..그윽..."
"클클, 잘 자리 잡았구만... 자 일어나거라 아이야, 내가 신호를 보낼때까지는 평소처럼 지내고 있거라."
"예... 주인님...."
"이걸로 여섯명째... 들킬지도 모르니 한동안은 쉬어야겠어..."
자신의 머리를 헤집고있는 무언가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