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난 도수 약한 게 좋아. 꽐라가 되지도 않고 적당히 기분 좋아질 수 있거든!"
"그렇다고 물 탄 맥주를 마시는 사람은 너밖에 없을걸."
존슨이 말하는 것을 로시는 가볍게 무시한 채 맥주 반 병과 섞을 물을 계량하기 시작했다. 존슨은 그런 친척이 한심하게 보였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더 급한 이야기가 있었기에 그녀가 맥주병에 입을 대기 전에 서둘러 말을 꺼냈다.
"그래서 가면이 깨진 다음엔 어떻게 됐는데?"
"아, 그거? 처음엔 무턱대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지. 그런 모습은 인간의 전부가 아니다, 그렇다 해도 인간은 변화하고 있다... 그러다가 천천히 설득했어."
"네 방식대로?"
"아니, 페르미누스의 바텐더대로. 내가 만난 손님들의 여러 모습을 알려주면서, 사람에 대해 제대로 가르쳐주려고 했지."
"오, 성공?"
손가락을 빙빙 돌리며 존슨이 말하자 로시는 재미있다는 듯 키득거리며 그대로 따라하면서, 성공! 이라고 큰 소리를 외쳤다.
"나중엔 울더라고. 미안하다면서. 저주도 풀겠다면서.. 그러고 나서는 여러 정보를 알려줬어."
"예를 들면 어떤 거?"
"주인 엘라 오크잖아. 정령의 힘을 짱 잘 느낀다고. 마계의 문이 열린 다음부터 페르칸 숲에서 정령의 힘이 점점 약해져 갔는데, 최근 눈에 띄게 확 줄어들었다더라고."
"오, 진짜?"
"또 페르칸 숲 근처에서 돌이나 나뭇가지 같은 게 깔끔하게 베인 채 떨어져 있다고도 했어. 칼로 벨 때 그 특유의 깔끔한 모양 있잖아 그거."
"흠.. 확실히 수상하긴 하네.. 아, 근데 너 가면 모양이 조금 바뀌었다?"
"히히. 이번에 새로 개발한 약을 썼지요. 마시기나 해. 조니!"
존슨은 한숨을 쉬며 손에 든 맥주 한 병을 조금씩 마시기 시작했다. 로시가 웃었다. 제이스 공장 뒤편은 막 해가 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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